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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영언

오늘이오늘이쇼셔每日에오늘이쇼셔

이오이쇼셔每日에오이쇼셔뎜그디도새디도마르시고새라난양쟝식에오이쇼셔

오늘이 오늘이쇼셔 매일에 오늘이쇼셔
뎜그디도 새디도 마르시고
새라난 매양쟝식에 오늘이쇼셔

*밀줄친 음절-아래아 사용(공지참조)

*
이쇼져-지정사 [이다]의 존경청유형  '쇼셔'는 현대어에 사용되는 [소서]의 원형으로 쇼[시오] 셔 [시어]의 두개어미가 복합된 형태
*뎜그리도-저물지도
*새디도-새지도
*새라난-날이 새다의 새다 즉, 샌 것은(날은)
*매양쟝식-매양장식(每樣長息)으로 늘, 항상 ,언제나, 영원토록의 뜻

<위 작품은 절정에 이른 작자의 득의연한 오늘의 기쁨을 같은 말의 반복으로 표현하였다 우리 말을 능숙하게 구사한 시조의 하나라 할만 하다 (그러나 중장과 종장의 음보 수에 어긋남이 있다)>

참고 : 원망종지형(願望終止形)
원망형은 남을 끼이어 자기와 같이 행동을 함께 하자거나 마음 속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끝맺는 문체의 하나인데 여기에는 청유, 희망, 약속까지도 포함된다

*청유(請誘)-마을 사람들아 올흔일 하쟈스랴, 호뫼 매오 가쟈스랴, 형제송사 마라스
, 이즁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업고, 어질과쟈 길러내니, 최행수 쑥달힘 하새

*희망(希望)-오날이 오날이쇼셔, 가싀로 온듯이 범그려 노읍셔, 냇가에 안자이다, 거러두고 보고지고, 落落長松 버힐시고, 네논 졈 매야 주

*약속(約束)-나도 좌네 청해옴새, 일훔 믓지 마로려 

원망종지형은 청구영언 수록 580 수, 유명씨작(有名氏作) 293수 중에서 32개에 불과하다 이로써 우리 전래시조에 원망형이 널리 관용(慣用)되는 어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청유를 뜻하는 형은 넓은 의미로는 일종의 명령형(命令形)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것은 주로 송강(松江 鄭澈) 훈민가(訓民歌)와 같은 교훈적인 시조에 많이 나타남으로써도 알 수 있다 약속과 같은 것도 너무나 일상적인 관용인 것이다 결국 희망을 뜻하는 것만이 순수한 원망형일 수도 있는데 이것마저 그들은 즐긴 바 아니다

요컨데 일상적이거나 명령적이거나 교훈적인 것은 문학으로서의 시(詩, 時調)에서 그들이 얼마나 싫어하였음인가 알 수 있다 그들의 종지형의 형태는 감탄형이 아니면 의문형인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작품 경향의 일단을 보여 주는 것이니와 허무와 애수(哀愁) 그리고 과거를 추상(追想)하는 감상적(感傷的)인 일면이기도 한 것이다

명령적인 것은 교훈적일 수도 있다 일상적인 관용을 싫어함은 현실을 도피(逃避)함이다 현실의 허무함을 느끼고 이속에서 도피하려는 그들에게는 미래의 희망조차 지워진다 그들의 어미에 원망형이 적음은 이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