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져내일이야그릴줄을모로드냐이시라하더면가랴마는제구틔야보내고그리는정은나도몰라하노라
어져 내일이야 그릴줄을 모로드냐
이시라 하드면 가랴마는 제구틔야
보내고 그리는정은 나도몰라 하노라
*밑줄친 부분은 아래아가 사용됨(공지참조)
*어져-아!,아차! 감탄사
*그릴줄-그렇게 그리워 할줄
*가랴마는-갔을가 마는
*구틔야-구태여, 구지, 반드시
[주해 註解]
*그릴줄-[그릴(慕)줄]로 볼 것이냐 [그리헐줄]의 준말로 볼 것이냐가 문제이다 원래 [그릴]은 [그리다]의
미래관사형이니
-戀 그릴 련 <유합>
-衆生이 서랑허야 그룜내에코져 허실쌔 <원각하 三之二 60>
-내 님금 그리샤 (我思我君)<용가 50> 와 같이 [그리워 할]의 뜻이다
다음 [그리헐 줄]은 [허]의 탈락으로 보면 [그리]는 [그렇게]라는 부사인데 현대어에서는 이러한 부사를
동사로 전성하는 경우에는 전성접미사<본조의 [허]와 같은 것>를 연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어에서는 그대로
전성하는 수도 있었다 고로 [그리헐줄]의 준말로 보면 [그렇게 할 줄]하는 뜻이 된다 해동가요의 주자(註者)는
이를 [그리워 할]로 새겼고 고시조정해에는 [그렇게 그리워 할 줄]로 이라고 하였는데 후자가 더 묘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곧 [그릴줄]을 [그릴(慕)줄]과 [그리워할줄]의 양종(兩種)에 가택(假托)한 것이라 봄이 묘할 뜻하다
*가랴마는-갔을가 마는 [랴마는]은 사실구속형의 [것마는]과 가정구속형의 두가지 뜻으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서는 후자를 취한다
*구틔여-구태여, 구지, 반드시
-구틔여 必 <類合>
<이 시조의 작자는 성종대왕 혹은 황진이의 작이라고도 하나 어찌되었던 우리 말의 미를 자유스러운 솜씨로
구사하여 인정의 곡선을 극진한 시조다 고시조 수십여수 중 황진이 등 이외 몇수와 함게 가장 상층에 놓일 부류일
것이다-중략-특히 이 시조가 시조로서 우리들의 생리에 알맞다는 것은 시상의 탁발(托拔), 인정의 묘에도 있지마는
이것을 온전히 살려낸 매력은 우리 말의 구사에 있는 것이다-하략>
*우리 고시조의 형태를 사용 문자에 의하여 분류하면 국어체, 혼용체, 현토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어체]
간밤의 우던여흘 슬피우러 지내여다 이제야 생각허니 님이우러 보내도다 져물이 거스리흐로고져 나도우러 녜리라
<작자-무명씨, 가곡원류에는 생육신의 한 사람 원호(元昊)로 되어 있다>
[혼용체]
靑山裏 碧溪水ㅣ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一到 蒼海허면 다시오기 어려오니 明月이 滿空山할제 수여간들 엇더리
<작자-황진이>
[현토체]
鳳凰臺上鳳凰遊러니 鳳去臺空江自流ㅣ로다 吳宮花草埋幽徑이오 晋代衣冠成古邱ㅣ라 三山半落靑天外여늘
二水中分白鷺洲로다 總爲浮雲能蔽日허니 長安을 不見使人愁를 하여라 <작자-이백(이태백)>
[참고 : 이백의 칠언율시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鳳凰臺上鳳凰遊 (봉황대상봉황유) : 봉황대 위에 봉황이 찾아와 노닐더니
鳳去臺空江自流 (봉거대공강자류) : 봉황은 가고 누대는 비어 무심한 강물만 흐르네
吳宮花草埋幽徑 (오궁화초매유경) : 오나라 궁궐의 화초는 오솔길로 뒤덮이고
晋代衣冠成古邱 (진대의관성고구) : 진나라 고관은 언덕위 무덤으로 남았네
三山半落靑天外 (삼산반락청천외) : 삼산은 청천 밖으로 반쯤 걸려있고
二水中分白鷺洲 (이수중분백로주) : 이수는 백로주를 가운데로 나뉘었구나
總爲浮雲能蔽日 (총위부운능폐일) : 이제 모든 진토가 뜬구름 되어 해를 가리니
長安不見使人愁 (장안불견사인수) : 장안은 보이지 않아 나그네를 시름젖게 하누나
청구영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