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정통성
<앞으로 틈나는대로 전통시조의 현대적 계승에 관한 이야기와 현대시조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게재할 생각입니다 여러 분들의 많은 관심과 고언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
시조가 이땅에 뿌리내려 면면히 이어온 지도 어언 칠백년이 흘렀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무수한 겨레의 시가가 시대에 따라 유행하였지만 지금도 창작되고 불리워지는 것은 시조가 유일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작금에 창작되어지는 현대시조라는 것을 보면 대부분 도무지 시조라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작품(?)들이 시조란 이름으로 버젓이 행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조란 말 그대로 시조의 모습으로 존재할 때 시조로서의 가치와 의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시조의 모습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 라고 반문할 것입니다 저는 당연히 정통을 지켜나가는 것이 올바른 시조의 모습이다라고 말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통이란 오랜기간 이어져 오며 체계화된 형식과 내용을 올바르게 계승,승계하는 것이 정통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릇 어떠한 규범이나 형식이 생겨난 시초에는 많은 변화를 거치는 것이 통례입니다 그러나 오랜기간 변화를 거쳐 정착된 규범과 형식은 하나의 고유한 이름이 붙어 정통성이 생겨나며 그 바탕 위에 계속 후대로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시조에 관한 정통성 이야기이니 시조에 국한하여 말하기로 하겠습니다 시조의 정통성은 크게 다음 두가지로 구분하여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외적인 형식상 구성의 문제인데 음악과 상호 연관되어야 하며 한수의 시조는 3장으로 구분되어진다 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사 상관 관계를 설정한 정반합의 원리를 (임의로 삼단논법 차용함)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학적인 내용상의-민요,가사 등- 구성을 말합니다
시조는 발생 초기에 음악의 한 분류로 지칭되어 사용되었으며(곡조와 가사의 관계는 차후 이야기) 차후 창사(唱詞)의-음악의 가사- 목적만이 아닌 율독(律讀)의-시조의 전래 및 시조짓기 강습이나 즉흥시조 짓기 등- 목적으로 근대화의 변화를 거치기 전에는 이러한 정통의 모습을 유지하여 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및 해방을 거치면서 인위적으로 시조에서 (唱-음악)이 배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시조에서 창을 배제한 것이 시조의 정통성을 온전하게 계승하였다고 할 수 있을지요? 더군다나 외래사조에 근거한 서구 자유시적인 내용이 시조라 할 수 있는지요? 답은 아니올씨다입니다 앞서 정통성에 관해 언급하였듯이 정통을 계승하지 못한 규범이나 형식은 이미 그자체로 다른 것이 되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된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창을 전문으로 하는 인사가, 아니 창을 이해하고 아는 인사가 시조를 부흥시키지 아니하고 외래사조에 눈을 돌린 인사들에 의해 시조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 -물론 시대적인 변화의 문제도 있지만-작금의 시조아닌 시조가 생겨나게 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러한 시기가 있었을지라도 시조에 관계하는 인사라면 누구라도 더 이상 시조가 훼손되기 전에 잘못된 부분을 자각하여 정통적인 시조를 복원하고 계승했어야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조는 시조로서의 모습을 유지할 때 시조로서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조의 의미가 시절가조(時節歌調)인 것 처럼 시대를 노래하는 문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창의 가사로서도 가능하며 율독으로도 가능한 시조야말로 정통성을 가진 우리 전래의 고유한 전통문학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며 형식은 전통을 따르되 내용은 현대에 맞는 그러한 시조가 제대로 정통을 계승한 시조의 현대화라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 시조계에서는 시조를 우리의 전통시(傳統詩)니 정형시(定型詩)니 하며 말을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시는 한시(漢詩)이며-정확히 표현하면 漢字로 쓰여진 韓詩- 정형시는 한자의 가감도 허용하지 않는 일본의 단가(短歌)나 배구(俳句),중국 한시(漢時)의 절구(絶句)나 율시(律詩)가 정형시의 표본입니다 그러므로 현대시조라는 작품(?)은 그중에도 단(평)시조는 전통시도 정형시도 아닌 것이지요 구태여 이름붙인다면 자유시 중에서도 단시(短詩)라-2수 이상으로 이어진 연작은 보통의 자유시-하는 것이 올바르다 하겠습니다
정리하면 시조는 음악과 연관하여 시가로서 형식과 내적 구성을 준수할 때 정통성을 획득하여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며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나 뜻을 현대에 맞게 심화하는 것이 올바른 현대적 승계라 말할 수 있으며 더하여 요즘에 발표되는 현대시조의 대부분은 정통성을 상실한 자유시라는 것입니다